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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인터뷰] 김기동 로백스 대표 “檢 해체로 기업수사 더 늘 수도… 중복·과잉수사 우려”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는 지난 12일 조선비즈와 만나 검찰청 폐지 이후 기업수사의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각자 수사를 진행하면서 한 기업이 여러 기관의 수사를 받는 일이 늘어날 수 있다”며 “기관 간 경쟁이 중복·과잉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기업수사 체계도 달라졌다. 검찰의 중대범죄 직접수사 기능은 중수청으로 넘어갔고, 금융·노동·관세 등 각 분야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도 폐지됐다. 여러 기관이 각자의 권한에 따라 기업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다만 새 수사체계는 아직 출범 초기 단계다. 지난 12일 기준 경찰이 중수청에 통보한 사건은 459건이었지만 실제 이첩은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중수청은 지난 14일 경찰에서 통보받은 140여건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별도로 고소·고발 7건과 진정 1건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부산지검장 등을 지낸 특수수사 전문가다. 검사 시절 대형 기업·경제범죄 수사를 지휘했고 현재는 기업 형사사건 변론과 내부통제 자문 등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중수청이 권력형 비리와 구조적 경제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기소 분리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까지 금지한 것은 사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업수사 총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기소 건수가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특정 기업이 과거 1년에 두 번 수사를 받았다면 앞으로는 여러 기관이 각각 움직이면서 네다섯 번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중수청과 경찰, 특사경의 수사 영역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서면 중복·과잉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이 수사에 노출되는 빈도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검찰은 어떤 기업사건을 직접 수사했나.


“검찰도 인력에 한계가 있어 사건을 선별했다. 힘 있는 정치·경제권력이 얽힌 거악범죄나 우리 사회와 경제구조에 뿌리내린 구조적 비리를 주로 수사했다. 중요한 것은 입증 가능성이다. 특수수사는 기소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재판에서 유죄라는 공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수사를 시작하기 전 공개자료 등을 분석해 비리구조와 입증 가능성을 충분히 살폈다.”


―중수청은 어떤 사건에 집중해야 하나.


“중수청이 모든 사건을 수사할 수는 없다. 정치·경제권력이 얽힌 거악범죄와 구조적 비리를 골라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이 먼저 조사한 사건 중에는 고도의 전문성과 법률지식이 필요한 사건이 많다. 특히 자본시장과 가상자산 등 복잡한 거래구조를 분석해야 하는 중대 경제범죄는 중수청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영역이다.”


―새 수사체계에서 수사 전문성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수사는 우물을 파는 것과 비슷하다. 땅을 파기 전에 수맥부터 찾아야 한다. 기업수사도 비리구조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 수사력을 낭비하거나 무리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검찰의 대형 수사도 검사 혼자 한 것이 아니다. 회계분석과 자금추적,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중수청 역시 이런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공소청이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필터’ 역할을 할 수 있나.


“필터링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업수사는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영장 단계부터 공소청 검사의 판단을 거치고 기소 여부도 검사가 결정한다. 다만 과거와 달리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수사기관에 보완·재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수사를 걸러내는 기능은 약해진 측면이 있다.”


―수사·기소 분리에는 찬성하지만 직접 보완수사 금지는 문제라는 뜻인가.


“그렇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시작하고 기소까지 결정하면 확증편향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수사·기소 분리 논의가 시작됐다. 검찰의 1차 직접수사를 중수청으로 넘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제도다. 하지만 직접 보완수사는 다르다. 수사기관에서 넘어온 사건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검사가 직접 확인하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를 금지하고 계속 수사기관으로 돌려보내면 사건 처리가 길어질 수 있다.”


―수사기관이 다양해지면 기업의 부담도 커질까.


“기업 입장에서는 수사가 어느 기관에서 시작될지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같은 사안을 놓고 여러 기관에서 자료를 요구하거나 관련자를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대응해야 할 기관이 늘어나면 변호사 선임과 자료 제출 등 사법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기업도 수사가 시작된 뒤 대응하기보다 평소 컴플라이언스와 내부통제를 강화해 법적 위험을 줄여야 한다.”


―중수청 출범의 성패는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나.


“미제율과 기소율, 무죄율 등을 살펴야 한다. 수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보다 어떤 사건을 골라 수사했고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가 중요하다. 중수청은 사건을 많이 처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중대하고 구조적인 범죄를 제대로 찾아내는 조직이 돼야 한다. 수사 결과가 재판에서도 인정받아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중수청은 수사 건수가 아니라 결과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유병훈 기자 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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