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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업 평판 관리에도 골든타임 있다… AI시대 핵심은 타이밍”

“기업 평판 관리에는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 평판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그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기업·금융 범죄 수사에서 잔뼈가 굵은 ‘특수통’ 검사 출신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법률’(Law)과 ‘백신’(Vax)을 합쳐 사전 예방을 지향한다는 뜻을 이름에 담은 로백스는 올해 기업 평판 보호 법률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부산지검장 등을 지내고 2019년 퇴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김 대표가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부당합병 사건은 2020년 9월 검찰 기소 후 2024년 2월 1심 무죄, 2025년 2월 항소심 무죄에 이어 같은 해 7월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10년이 지나서야 관련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것이다.


그는 “법정에서 무죄 결론이 나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그 사이 여론의 법정은 이미 끝나 있었다”며 평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자 경력 10년의 김수연 변호사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판례가 축적되면서 확립된 초상권처럼 ‘평판권’도 같은 경로를 밟아 두텁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그와 인터뷰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평판 침해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본 기업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었나.


“하나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사그라들겠지 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오해가 증폭돼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 하나는 기업 오너의 과도한 자기 확신이다. 많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상당부분 오너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모든 오너가 브랜드나 평판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내가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독단적으로 나서는 순간 헛다리 짚는 대응이 나올 수 있다.”


-검사로서 기업을 수사하던 때와 변호사 입장에서 기업 평판을 보호하는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기업의 평판은 곧 자산’이라는 인식이 뚜렷해졌다. 25년간 검사로 있으면서 범죄 혐의의 틀로 사건을 바라보다 보니 기업의 애로 사항이나 다른 변수가 눈에 잘 안 들어온 게 사실이다. 지금은 기업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현실을 파악하면서 ‘내가 메커니즘을 잘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인수합병(M&A)만 하더라도 오너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실제로는 생존을 위한 M&A도 많다.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M&A 한다는 건 검사 땐 하지 못했던 생각이다.”


-사법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법률적 방어와 평판 관리 모두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원칙은 하나다. 법정 밖에서 하는 말이 법정 안의 주장과 어긋나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외 메시지를 홍보팀이 작성하고 법률 검토를 받아서 배포하는 식의 대응이 아니라 소송 전략에서부터 함께 출발해야 한다. 법률가가 언론의 눈으로 대응해줘야 수사 재판 변론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평판 대응에 실패하면 법정에서도 불리하다. 기업이 승소하려는 건 결국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인데, 여론이 등을 돌리면 법정에서 승소하더라도 반쪽짜리 승리 아닌가.”


-평소 평판 관리를 위해 구축해야 할 시스템이 있다면.


“우리 회사에 발생할 수 있는 평판 리스크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일이 첫 번째다. 업종마다 리스크가 터지는 지점이 다르다. 기업 스스로 지금 어디에선가 평판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을 수 있다. 그걸 탐지하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는 그 분석을 바탕으로 주요하게 모니터링할 플랫폼을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로백스의 경우 AI 기술 업체와 협력해 평판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형사 절차에 들어갈 경우 결국 증거 싸움인 만큼 증거 보전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일도 필요하다.”


-평판권은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이고 왜 필요한가.


“초상은 개인의 외면이고 평판은 개인의 사회적 실존이다. 형법상 명예훼손이 있지만 이는 침해가 발생한 이후의 처벌이지, 평판 자체를 보호해야 할 이익으로 보고 사전에 지키는 장치는 아니다. 침해자를 처벌하는 것과 침해를 사전에 막는 것은 다른 문제다. 초상권도 처음부터 법에 명시된 권리는 아니었다. 판례가 축적되면서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확립된 것이다. 평판권도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은 더 절실하다. 기업의 평판은 재무제표에 계상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장 큰 자산인 경우가 많다.”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와 사업 전략 관련 책을 낸 적도 있는데.


“지금은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그걸 돌려받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줘야 하는 시대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와 금융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월가가 그렇게 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해 기업들은 새로운 법적 리스크와 내부통제 방안을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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